People 상상마당이 주목하는 인물 인터뷰, 상상마당을 거친 사람들에 대한 포트레이트 그리고 아티스트 이야기를 담는 스티커

새로운 길

레이브릭스

올해 상상마당 라이브홀 대관 지원 사업 '나의 첫 번째 콘서트' 모집이 시작되었다. 작년 7월 지원팀이자 해외 활동으로 누구보다 바쁜 행보를 보인 밴드 레이브릭스를 만나봤다.

공연/음악 | 2017/02/21 | 글. 안수연 (KT&G 상상마당 전략기획팀 대리) | 사진. 레이브릭스 제공
페이스북 트위터 URL 스크랩

 

  

아직 밴드 레이브릭스를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레이브릭스(LAYBRICKS)는 무슨 뜻이에요?
유혜진(드럼) 어감이 좋아서 골랐고요. 직역하면 '벽돌을 쌓다'라는 뜻이에요. 차근히 하나씩 쌓아가고 싶다는 의미이기도 해요.
서광민(보컬, 기타) 밴드명 고민할 때, 영어 학원에 다니고 있었어요. 선생님에게 밴드명으로 레이브릭스 어떠냐고 물어보니 좋다면서  Lay a Brick이 슬랭으로 '큰 똥을 싸다'라는 뜻이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더 좋기도 했어요. 신사동 카페 레이브릭스와 경쟁하고 있어요. (웃음) 밴드명은 2011년에 처음 정해놓았었어요. 재미로 합주하고 그럴 때요.

 

레이브릭스는 언제 본격적으로 시작했어요?
서광민 대학 졸업하고 영국에 있었어요. 음악 그만하고 돈을 벌어야 하나 고민했었거든요. 영어를 좀 해야 취업하기가 좋겠지 싶어서 영국에 갔는데, 그곳에서 밴드맨들을 만나게 되었어요. 룸메이트도 디제이였고, 자연스럽게 제가 영국에서 활동을 하고 있더라고요. 고민 끝에 음악을 하기로 결정하고 돌아왔어요. 2014년부터 결성을 해서 2015년에 두 명으로 활동을 시작했어요. 6개월 정도는 3인조, 4인조로도 해봤었고요.

 

두 분은 어떻게 만나게 되었어요?
서광민 대학교 밴드 동아리 선후배에요. 오디션을 보러 오잖아요. 1학년은 고학번 선배랑 연주를 못하게 되어있는데, 룰을 깨고 영입했어요. 그땐 레이브릭스가 아니라 대학교 동아리 활동이었고, 제가 졸업할 때쯤 밴드 같이 하자고 제안해서 같이 하게 되었어요.

 

2015년 11월 EP [Take a Rest]가 나왔어요. 음반을 들어보면, 다양한 악기를 사용했더라고요. 2인조로서 라이브에서 어떻게 구현할지 고민이 있었을 것 같아요.
서광민 아마도 국내에서 저희처럼 활동하는 팀이 별로 없는 것 같아요. 공연에서는 MTR이라는, 멀티 트랙 레코더를 틀고 연주를 같이 해요. 많은 밴드들이 사용하고 있는데 아무래도 저희가 멤버수가 적다보니까 눈에 띄어서 뭐라고 하는 경우도 있더라고요. 처음에는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고, 기타랑 드럼만 있는 앨범만 낼까 고민도 했어요. 그런데 지나고 보니 그게 너무 바보 같은 거예요. 기준에 맞추지 않고 재미있게 하고, 잘 할 수 있는데 그러면 안되겠다 싶었어요. 라이브와 음원이 너무 같으면 재미가 없으니까 그 때마다 편곡을 해서 연주를 하고 있고요.

 

 

 

▲ 레이브릭스(LAYBRICKS) - Don't worry M/V

 

 

다양한 악기를 써서 곡을 만드는 데에 관심이 있으셨던 건가요?
서광민 오늘도 신곡 쓰면서 같이 이야기를 했는데, (저흰) 좋은 곡을 쓰는 게 목표에요. 여러 가지 악기를 보면 어떻게 소리를 내는지 궁금한 게 되게 많아요. 자연스럽게 여러 가지 악기를 써보고 싶고요.
유혜진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하고 싶어요. 더 필요한 것들은 노력해서 하고요.
서광민 미디도 처음엔 몰랐어요. 아는 동생들을 불러서 도와달라고 했는데 일이 점점 커지니까 저희가 해결을 해야 하는구나 하고 공부를 했어요.

 

굉장히 열려 있는 편이네요?
유혜진 2인조를 고집하고 있는 것도 아니고요. 다른 멤버가 있으면 악기 편곡에 대한 고민이 줄 것 같긴 해요. 하지만 멤버를 새로 구해야 하니 그건 내려놓기로 했어요.

 

앨범 추천사를 보면 브릿팝의 영향을 받았다는 표현이 있어요.
서광민 굳이 브릿팝을 하자는 이야기는 없었는데, 어떤 뉘앙스가 있나 봐요. 브릿팝, 브릿록 같다는 말들을 많이 하세요. 저희는 어떤 부분에서 이야기하는 건지 잘 모르겠어요. 이 친구(유혜진)는 마이클 잭슨 좋아하고 저는 커트 코베인 좋아해요. 둘 다 미국 뮤지션이에요.

  

2016년 무소속 프로젝트 TOP10까지 올라 프로젝트 음반도 나왔어요. 무소속 프로젝트는 어떻게 참여하게 되었나요?
서광민 작년에 신인 경연을 많이 지원했고 많이 떨어졌어요. 헬로 루키도 브이홀 공연 갔다가 떨어지고 밴드 디스커버리는 상상마당 최종 경연에서 떨어졌고요. 무소속 프로젝트는 마지막 경연이었는데요. 러시아 투어 기간과 겹쳐서 고민스러웠는데, 흔쾌히 조정해주실 수 있다고 해서 경연까지 하게 되었어요. 재미있는 인연들이 많았던 거 같아요. 무소속 프로젝트 경연 다 마치고 나서 나왔는데 이한철 형님이 계셨어요. 이한철 형님은 작년 5월 영국 투어에서 우연히 소개를 받아서 같이 공연했었거든요. 한국에 돌아와서 계속 못 뵙고 있었는데 음악감독님으로 계신 거예요. 컴필레이션 녹음할 때에도 신경 많이 써주시고 그랬어요. 그리고 뮤지스땅스에서 멘토를 맺어줘서, (한)경록이형을 만났어요. 멘토 뮤지션 분들은 유명하신 분들이니까 앉아서 이야기해주시고 가시겠지, 했는데 베이스를 들고 오셨더라고요. 저희가 2인조라 베이스가 없으니까 가져오신 거더라고요. 베이스 연주를 같이 해주셨어요. 녹음까지 피처링 해주시고요. 너무 도움을 많이 받았죠.

 

작년 5월 6주간 영국 투어, 11월 6주간 러시아 투어, 그리고 올해 1월 일본 Trans Asia Music Meeting'까지, 유난히 해외 투어가 많았어요.
서광민 처음부터 저희가 해외에 무조건 나가야 한다는 이야기를 했었어요. 다른 밴드를 해봐도 어느 시점이 되면 너무 올라가기가 힘든 거예요. 좋은 팀들이 많은데, 사람들에게 연결해줄 창구가 별로 없는 것 같아요. 그래서 해외로 나가보자 해서 자비로 영국 투어를 갔어요. 처음 6주 일정인데 공연이 4개밖에 없었어요. 아무리 연락을 해봐도 공연장에서 연락이 안 오는 거예요. 그래도 공연 한 번만 잘 하면 프로모터들이 연락을 해서 잡아줄 거라고 생각했는데, 실제 첫 공연 끝나고 3-4개 공연이 잡혔어요. 마무리 시점에서 돌아보니 스무 개 정도 공연을 했고요. 영국 '리버풀 사운드 시티' 페스티벌에서도 공연하고, 러시아 '브이록스 페스티벌'에도 초청받아서, 8월에 다녀왔어요. 그리고 11월에 러시아 투어 해보지 않겠냐고 섭외 연락이 와서 다녀왔고요. 러시아가 크다고는 하지만, 하루에 600km씩 매일 이동을 해야 해서 일곱 시간씩 차를 타야 했어요. 라이브도 하고 잠도 자야 하는데, 너무 힘들었어요. 그래도 적응된 다음에는 너무 좋았어요.
유혜진 영국 투어를 기점으로 변화가 많았던 것 같아요. 올해도 많이 있는데, 선택을 해야 했어요.
서광민 올해 영국 페스티벌 3,4군데에서 섭외 연락이 왔어요. 원래 가기로 했다가 정규 앨범을 내야 할지 투어를 해야 할지 고민이 되더라고요. 그래도 정규 앨범이 의미가 있다고 판단해서 일정을 캔슬 했어요. 정규 앨범이 빠르면 9, 10월에도 나올 수 있으니까 이후에 생각해보려고요. 일본 다녀온 것도 러시아 브이록스 페스티벌에서 만난 일본 프로모터 통해서였어요. 그리고 또 이번에 일본 공연 이후, 인도, 몽골, 말레이시아 세 군데 페스티벌에서 연락을 받았어요. 올해는 힘들 것 같다고 이야기했어요. 기회이지만 내려놓고, 내적인 성장이 더 있어야 할 것 같아서 올해는 많이 안 나갈 것 같아요.

 

 

 

곡 제목들이 영어에요. 영어 가사로 쓴 곡들도 많은 편이고요. 애초에 해외 진출을 생각한 건가요?
서광민 반반인 것 같아요. 의도를 가지고 쓴 곡들이 있었는데 해외에서 공연을 해보니까 그렇게 좋아하지 않더라고요. 예를 들어, 마이클 잭슨을 좋아해도 모든 가사를 알고 좋아하진 않잖아요. 'Moon'이라는 곡이 한글 가사인데도 호응이 있는 걸 보고, 마음이 가벼워졌어요. 가사를 한글로 써도 되고 영어로 써도 되는구나 싶어서요.

 

작년에 첫 단독 공연을 지원하는 상상마당 라이브홀 지원프로그램 '나의 첫 번째 콘서트' 7월 뮤지션으로 선정되었어요. '레이브릭스 영국 투어 보고 공연 [ LAY A BRICK ]'이 열렸었죠. 올해 모집이 시작되었어요. 새로 지원할 사람들을 위해 어땠는지 이야기해줄 수 있나요?
서광민 신청해놓고 영국 투어 떠나기 직전 연락이 왔어요. 너무 놀랐죠. 활동하면서 가장 큰 기회였는데요. 상상마당에 대한 로망이 있어갖고 진짜일까 싶기도 했고요. 떠나기 일주일 전에 전화를 받아서 계약서 쓰고 그래야 했는데 시간이 없어서 겨우 했어요. 투어 갔다 와서 공연 준비를 하느라, 빠듯했어요. 투어 영상 찍은 걸 다큐멘터리로도 만들어야 했고 준비할 게 정말 많더라고요. 공연을 제대로 준비해본 게 처음이었던 것 같아요. 그전에는 셋 리스트 잘 짜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모든 걸 해보니까 한 계단 올라간 것 같아요. 다 마치고 나서도 기분 되게 좋았던 공연이었어요. 신인들에게 정말 좋은 프로모션인 것 같아요.

 

레이브릭스에게 2016년이란?
서광민 성장의 한 해였던 것 같아요. 심적으로 너무 많이 힘들어서, 오히려 해외에 나가면 너무 편한 거예요. 눈치를 안 봐도 되니까요. 한국에서는 눈치를 자꾸 보게 되는 것 같아요. 세대가 바뀔수록 젊은 세대가 빨리 올라와야 발전이 있다고 하는데, 좋은 팀들이 많은 것에 반해서 그게 잘 안되는 것 같아요. 뮤지스땅스 경연 끝나고 입상만 하고 끝났는데 (한)경록이 형이 전화 와서 너무 잘했고 노래 너무 좋았고 잘 가고 있으니까 계속 하면 된다고 했는데 그게 너무 감사했어요. 해외에서 라이브를 하면 모두 음악을 듣고 저희를 평가해요. 그런데 한국에서는 어떻게 연주하고 있지, 왜 저렇게 하고 있지,라는 게 있어요. 해외에서 어떻게 그렇게 할 생각을 했지, 하고 놀라워하는 면이 한국에서는, 왜 그렇게 하냐고 하는 것이 혼란스러웠어요. 고민이 많았던 한 해였던 것 같아요.

 

 

 

올해는 어떤 해로 만들고 싶은가요?
유혜진 이제 정규 앨범을 내면 신인인 거잖아요. 우리를 더 제대로 보여주고 싶어요. 정교하게 좀 더 다듬고 싶어요.
서광민 새로운 걸 열고 시도하고 싶어요. 해외 다녀오면 항상 영상 작업을 해서 다큐를 만들어요. 그걸 보고 다른 사람도 새로운 루트를 만들어봤으면 좋겠어요. 해외에 나가는 한국 밴드가 대부분 비슷한 루트를 통해서 가는데, 각자 알아서 가보면 또 새로운 길이 생긴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어요. 더 잘 되어서 다른 친구들이, 저희도 신인이지만 더 새롭게 나오는 밴드들이 아 저렇게 막해도 되는구나 하는 게 생겼으면 좋겠어요. 주눅 들지 않고 마음껏 해봐야겠다는 책임감도 생기고요.  

 

해외 투어가 생각을 많이 바꾸어 놓았던 거죠?
서광민 네, 정말 그래요. 한국에도 많은 사람이 있잖아요. 저희 좋아할 사람이 홍대에 있는 사람들이 전부가 아닐 거란 생각을 해요. 어떤 팀이든 지금 팬이 없을 수도 있지만 어딘가에 미래의 팬들이 있기 때문에 하고 싶은 대로 하면 그게 알려지기까지만 잘 성장한다면 좋을 거 같아요. 전국투어도 하고 싶고요.


재미있는 투어 에피소드가 있다면?
서광민 영국 '리버풀 페스티벌'이 처음 저희가 간 야외 페스티벌이었어요. 홍보를 열심히 해서 사람들이 많이 왔어요. 공연 끝나고 사인하고 있었는데 이 친구가 안 오는 거예요.
유혜진 머리가 너무 아팠어요. 구석에 쪼그리고 앉아있었어요.
서광민 얼굴이 너무 하얘져서 물어보니까 숨이 안 쉬어진다고 하더라고요. 간호사도 달려오고 그랬어요.

유혜진 페스티벌은 놀아야 하는데 못 놀아서 아쉬워요.
서광민 러시아 투어 했을 때에는 도착했을 때부터 보름 동안 계속 코피가 났어요. 러시아 가서 처음 배운 단어가 '아프체카' 였어요. 약국이요. 약국 보이면 아플 것 대비해서 약 사고요. 러시아 날씨가 영하 37도 정도 되더라고요. 하루는 차가 얼어서 못 가기도 했고요. 아파도 차에서 아파야 했고요. 투어 다닐 때 체력이 정말 중요한 것 같아요.

 

 

 

▲ 레이브릭스(LAYBRICKS) UK Tour video

 

각 나라마다 어떻게 반응이 다르던가요?
서광민 러시아 브이록스 페스티벌에서 Road라는 곡을 했는데 사람들이 뛰고 놀고 좋아하는 거예요. 그게 그렇게 신나는 노래가 아닌데…….
유혜진 곡은 그루브한 느낌인데 사람들이 느낌있게 춤을 추고 노는 거예요. 이후에 중국 가서 그 노래를 했어요. 그런데 반응이… 어떡하지, 싶었고요. (웃음) 밝고 희망찬 노래가 더 반응이 좋았어요. 러시아에서는 라디오를 들어도 그렇고, 택시를 타도 EDM 틀어놓는 사람들이 많은 게 신기했어요. 그래서 베이스가 강한 노래를 좋아했던가 싶기도 하고요.
서광민 'Let's dance'라는 노래가 어딜 가나 반응이 좋은 편이었는데, 일본에서 반응이 그저 그랬어요. 'Whale cry' 같이 멜로디가 강한 노래를 더 좋아하는 거 같았어요. 나라에 맞춰서, 의도하지 않은 부분에서 좋아해 주실 때 당황스러웠어요. 셋 리스트도 맞춰서 짜야 할 것 같아요.
 

음악적으로는 어떤 걸 중요하게 생각하나요?
서광민 연주적인 부분도 중요하지만 좋은 노래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일상적인 걸 많이 노래해보려고 노력해요. 저희가 별거 아닌 거였으면 좋겠어요. 너무 대단하게 포장이 안되었으면 좋겠고요. '누구나 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좋겠어요. 저도 커트 코베인을 보고 음악을 시작했고 '나도 저 정도 할 수 있을 거 같은데' 하는 철없는 마음으로 시작했거든요.

 

 

페이스북 0 트위터 1 조회수 6377 댓글 0 URL 스크랩 목록

0comments

이전글
#미디어아트
2017.01.17
다음글
#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