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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주세요

신해경

지난 2월 22일 EP 앨범 <나의 가역 반응>을 발매한 뮤지션 신해경을 만나봤다. '모두 주세요' 라는 타이틀곡 이름에 걸맞게 음악팬들의 관심을 듬뿍 받고 있다.

공연/음악 | 2017/03/15 | 글. 안수연 (KT&G 상상마당 전략기획팀 대리) | 사진. 이강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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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22일에 나온 EP 앨범 <나의 가역 반응> 초판이 매진되었다고 들었어요.

반응이 좋다는 이야기를 들어도 사실 피부에 와 닿지는 않았어요. 초판이 소진되어서 재판 찍는다고 할 때 아 조금 반응이 있는 거구나, 하고 생각했어요.

 

2015년 12월에 발매한 싱글 <모두 주세요> 소개말을 보니, 2016년 초에 EP를 낼 것이라고 공언했더라고요. 그 사이에 어떤 일들이 있었던 건가요?
컴퓨터로 녹음을 안 해놓은 상황이긴 했지만 그때까진 다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곡이 생각보다 잘 안되었어요. 그리고 12월에 싱글 <모두 주세요>를 내고 3월까지 레이블에 (데모를) 많이 돌렸는데 잘 안되었어요. 작업을 하면서도 100프로 집중할 수 없는 상황이었고요. 그러다가 6월에 영기획을 만났어요.

 

EP 앨범의 수록 곡들을 어떻게 구성하게 되었나요?
'모두 주세요' 기점으로 이야기의 앞뒤를 만든다는 생각을 했어요. '권태', '몰락', '모두 주세요'는 상향 느낌으로, '잊었던 계절', '다나에'는 하향 느낌을 생각했어요. '화학평형'은 여기 있는 감정들을 정리하는 의미로 만들었고요. '다나에'는 '화학평형'과 이어지는 곡이에요. 두 곡이 한 곡처럼 이어지면 듣기에 재미있지 않을까 했었어요.  

 

활동명 '신해경'은 작가 이상의 본명 '김해경에서, 앨범 제목은 작가 이상의 초기작 '나의 이상한 가역 반응'에서 영향을 받았다고 들었어요.

밴드 '이상의 날개' 문정민 선생님(보컬,기타)이 옴니버스 앨범 <음악 단편집>을 낼 건데 참여해보겠냐고 해주셔서 발매했던 곡이 '언젠가'에요. 그때 이름을 빨리 정해야 했는데, 책꽂이에 꽂혀있던 '이상'의 시집이 보였고요. 이상의 시 '거울'을 생각하고 '더 미러'로 했어요. 신해경 이름도 '더 미러'였던 기억을 이어가는 차원에서 사용했어요. '나의 가역반응'이라는 EP 앨범 타이틀명도 그렇고요. 우연히 시작했지만 서서히 그렇게 되었어요.

 

이상의 어떤 점이 좋아요?
언어파괴적인 것도 생각도 재미있다고 느꼈어요. 대단한 작가잖아요. 과감하게 자신이 하고자 하는 걸 밀어붙이는 거요.

 

 

 

 


'더 미러'일 때에는 어떻게 활동을 하셨었어요?
집에서 작업하는 시간이 전부였어요. 이것도 하고 싶고 저것도 하고 싶어서 스타일 정리가 안되었었어요. 싱글 발매하고 내 음악에 뭔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서 곡 낼 때마다 고민을 많이 했어요. 싱글마다 날짜 차이가 많이 나잖아요. '모두 주세요'는 가장 오래 걸렸는데 발매 전까지 마스터링도 다시 해서 4개월 걸렸던 것 같아요. 네 번의 시행착오를 겪고 '모두 주세요'를 싱글로 발매할 때, 이런 걸 하는 게 나한테 잘 맞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어떻게 음악을 시작하게 되었나요?
중학교 때 기타를 배웠어요. 좋아하는 밴드들을 보니까 기타도 치고 작곡도 하더라고요. 그래서 작곡에 관심이 기울어졌어요. 밴드에 대한 로망이 많이 있었는데 밴드를 실제 해보니까 쉬운 일이 아니더라고요. 여러 명이 같은 생각을 하고 양보를 많이 해야 하잖아요. 그러니까 제가 생각하는 거랑 점점 멀어지는 거예요. 미디를 알게 되면서 혼자 할 수 있는 음악 쪽으로 많이 기울게 되었어요.

 

밴드로 시작했다고 했는데 다양한 장르들이 혼재되어 있는 것 같아요.
제가 녹음을 처음 시작한 게 스무 살이었는데 챔버팝에 관심이 있었어요. 선샤인팝처럼 부드러운 멜로디를 많이 좋아했어요. 헤비메탈도 되게 좋아하지만 제가 목소리 자체에 힘이 있는 보컬은 아니라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작업을 하다 보니까 관심도 넘어가게 되었어요.

 

지금 하는 건 어떤 장르인 거 같아요?
저는 사실 지저스 앤 메리 체인 같은 노이즈 팝 기류를 형성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마이 블러디 발렌타인은 훨씬 더 슈게이징인 것 같고요. 그런데 노이즈 팝이라고 이야기가 좀 그런 게 노이즈 팝도 슈게이징의 시조가 되었던 거니까‥. 사실은 제일 좋아하는 밴드를 꼽으라고 하면 비치보이스 정말 좋아하거든요. 누굴 좋아한다고 말하기에는 이 앨범도 좋아하고 저 앨범도 좋아하고 그런 게 되게 많아요.

 

 

 

▲ 신해경 EP <나의 가역 반응> 아트워크

 

▲ 신해경 - 모두 주세요 M/V

 

 

 

EP 앨범 속 가사는 담백한 말들인데, 제목은 상징적인 말을 쓰는 느낌을 받았어요. 이유가 있을까요?
'화학평형', '나의 가역반응'은 공부하면서 '화학평형'이란 게 정반응과 역반응이 평형을 이룰 때 하는 말인 걸 알게 되었고요. 이걸 감정에 대입하면 재미있지 않을까 싶었어요. '다나에'는 혼자 있는 것에 대한 곡을 쓰다가, 어디서 봤던 것 같은데 하고 생각해보니 다나에가 떠올랐어요. 전 어떤 걸 보고 곡을 쓰진 않고요. 곡을 쓰면서 좋은 진행을 찾아보면서 해요. 무언가를 보고 막 생각나서 곡을 쓰시는 분들 보면 되게 존경스러워요.

 

가사를 먼저 쓰는 편이에요?
가사는 제일 마지막이었던 것 같아요. '권태'는 처음에 '오늘은'이라는 말과 허밍만 있었어요. 12마디만 만들어놓고 가사 입히면서 했어요. 제가 글을 못쓴다는 생각을 많이 해서 검수를 되게 많이 해요. 제가 쓰는 단어들이 말이 안 될까 봐 걱정을 많이 하거든요.  

 

곡들의 연결이 재미있어요. '다나에'에서 '화학평형'으로 이어질 때에는, 곡이 끝난 것 같은데 쭉 이어진다거나 한 곡 안에서도 다양한 장르의 아이디어들이 섞여있다는 느낌도 받고요. 어떤 영향을 받았을까요?
제일 좋아하는 곡을 꼽으라고 하면 더 클래쉬(The Clash)의 '런던 콜링(London Calling)'을 꼽아요. 펑크지만 안에 정말 많은 것들이 들어가 있다고 생각해요. 어떤 장르는 이런 걸 하면 안 돼,라는 게 있잖아요. 아무렇지도 않게 다하는데 펑크인 거예요. 볼 때마다 이렇게 여러 장르를 흡수해서 잘할 수 있을까, 생각해요. 그리고 제가 좋아하는 앨범을 꼽자면, 마빈 게이(Marvin Gaye)의 <왓츠 고잉 온(What's Going On)> 앨범 진짜 좋아하거든요. 모타운 앨범에 대해서 잘은 모르지만, 그 앨범은 정말 좋아해요. 아마 좋아하는 앨범들에서 영향을 받았을 거예요. 명반이라고 사람들이 말하는 걸 많이 들었어요. 그래서 대표님이 저한테 요즘 노래 같진 않다고 말씀하셨어요. 한국 앨범 중에 제일 좋아하는 앨범은 김현철 1집이에요.

 

어떤 점이 좋아요?
곡이 전부 완성도가 높아요. '나의 그대는', '동네', 두 노래 진짜 좋아해요. 처음에는 명반이기 때문에 들은 건데 들으면서 와 어떻게 저렇게 하지, 이런 생각 많이 해요.

 

앨범 소개 글에 "요 라 탱고와 지저스 앤 메리 체인, 마이 블러디 발렌타인에서 어떤날과 검정치마까지"라고 연상이 되는 뮤지션들이 언급되었어요. 이건 어떻게 생각해요?
정말 다 좋아하는 뮤지션이고요. 더 클래쉬도 들어갔으면 좋겠어요. 요 라 탱고(Yo La Tengo) 음반 중에 <페인풀(Painful)> 앨범 정말 좋아하고요. 지저스 앤 메리 체인(The Jesus & Mary Chain)은 2집 다크 랜드(Dark Land)도 정말 좋아하고요. 마이 블러디 발렌타인(My Bloody Valentine)은 <러브리스(Loveless)> 앨범 너무 좋아하고요. 어떤 날은 2집 정말 좋아해요. 검정치마는 초기 때부터 즐겨들었어요.

 

음악을 만들 때 가장 신경이 쓰이는 부분이 뭔가요?
앨범 내기 전에도 대표님이랑 많이 했던 얘기인데요. 혼자 하다 보니까 적절한 피드백을 내주신 게 중요했어요. 작업하면서 제가 좋다고 느끼면 전 그걸로 하거든요. (하지만) 다 만들고 나서 항상 '이게 진짜 좋은가' 고민이 되고요. 가장 어려워요.

 

다른 분들이 들을 때 어떨까 싶은 건가요?
제 만족을 위해서 만들었지만 사람들이 듣고 좋아해 주시는 게, 뮤지션이 얻는 가장 큰 상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만들 때에는 저밖에 없고 저를 믿어야 하니까요. 그런데 들려드릴 땐 걱정이 많이 돼요. 혹시나 뭔가 잘못되지 않았을까 그런 걱정은 아직도 많이 있어요.

 

 

 

 

EP 앨범의 곡들 중에 특별히 애착이 가는 하나의 곡을 꼽는다면?
'권태'요. 가장 속을 많이 썩인 곡이에요. 제일 마지막에 작업하기도 했고요. 압박감을 갖고 작업해서 애착보단 미운 정이 많이 들었던 곡이에요. 마스터링 끝나기 전까지도 제대로 못 듣겠는 거예요. 그런데 마스터링 끝나고 딴 곡들은 못 듣겠는데 '권태'는 오히려 들을 수 있었어요.

 

처음부터 '모두 주세요'를 타이틀로 생각하신 거예요?
더 좋은 게 있으면 만들겠다,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그러니까 앨범이 과해지더라고요. 사실 첫 곡이 타이틀곡인 앨범들을 좋아하는데 그런 식으로 만들려고 하니까 힘이 너무 많이 들어갔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앨범에 맞게 만들려고 했어요.

 

요즘에는 어떤 거에 관심이 있어요?
제가 작업하면서 신보를 많이 못 들어서 챙겨듣고 있어요. 좋게 들은 앨범은 the XX의 신보에요. the XX를 되게 좋아하는데. the XX가 미니멀리즘 밴드잖아요. 어떻게 확장시킬까, the XX 3집 들으면서 이 사람이 정말 음악 잘한다 생각했어요. 섞일 수 없는 걸 잘 섞어서 내놓는 걸 보고 한동안 많이 들었던 것 같아요.

 

앞으로 어떤 활동이 있나요?
4월 22일 영기획 레이블 공연이, 5월 28일에 민트페스타에서 공연을 해요. 라이브에 대한 거를 많이 염두를 안 하고 음악을 했는데, 라이브 궁금하시다는 분들도 많아서 보답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준비하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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