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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함께할 친구가 생겼다네

KT&G 상상마당 대중음악 창작자 지원사업 ‘써라운드’

고고보이스, 최고은, 눈뜨고 코베인이 든든한 새 친구를 사귀었다.

공연/음악 | 2014/10/29 | 글. 유지성 (< GQ KOREA > 피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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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고보이스

 

고고보이스의 첫 싱글(EP의 꼴을 갖췄지만) < Ready To Jump Around >의 소개 글엔 이렇게 쓰여 있다. “유쾌하다. 시원하다. 발랄하다. 건방지다.” 펑크에 가까운 음악에 랩을 더해 몰아붙이던 네 멤버는 이제 드러머 황성하를 제외하곤 모두 30대가 되었다. 그 사이 2010년작 < Disco In The Moonlight > EP부터는 디스코에도 도전하는 등, 모험을 걸어보기도 했다. 하지만 데뷔부터 지금까지 강렬한 곡을 쓰고 연주해 왔다는 점에서만큼은 꾸준했다. 그런데 올해 10월에 발표한 < Happy >는 좀 달라 보인다. 몇몇 곡에 팝이란 이름을 붙인다면 실례가 될까? 여유롭고 느긋하다. 물론 여전히 곡을 이끄는 기타의 쓰임, 투박한 드럼의 결은 그대로 살아 있다. 방방 뛰는 대신 은근히 끈적한 로큰롤의 ‘그루브’를 즐기거나, 그저 좋은 멜로디를 들으며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쪽이다.

 


△ 최고은

 

최고은은 2012년 KT&G 상상마당 웹진 개편 이후 첫 인터뷰이였다. 두 장의 EP를 발표하고 공연에 박차를 가하고 있을 즈음이었다. 기타를 들고 있기에 포크 뮤지션의 다소곳한 태도를 떠올렸지만, 그보단 그녀의 목소리처럼 열의 넘치고 ‘솔풀’하다는 인상이 앞섰다. 그 때 영어로 노래를 부르던 그녀는 지금도 영어로 노래를 한다. 북유럽 어디쯤이 떠오르던 음악처럼, 최고은은 유럽으로 훌쩍 투어를 떠나기도 했다. 거기선 씩씩하게 스스로 여러 나라를 운전하며 공연했다. 그러다 어딘가 불쑥 멈춰 노래를 녹음했다. ‘원 테이크’로. 그렇게 녹음된 노래는 < Real >이란 이름의 EP로 남았다. 스튜디오에서 녹음한 곡조차 라이브처럼 들리는, 노래를 부르는 그 몇 분의 순간이 고스란히 기록된 음반이다. 그런 최고은의 시도는 꽤 흥미로웠고, 꽉 찬 정규음반을 기대하게 됐다.

 

△ 눈뜨고 코베인


눈뜨고 코베인은 데뷔한 지가 벌써 10년이 넘었다. 처음 등장한 2003년엔 도발적인 그 이름 때문에 궁금했고, 지금은 그들이 당당히 내세운 이른바 ‘탱자 록’, 그러니까 그들이 한국 록을 이해하고 구현하는 방식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운다. 여전히 그것은 한국 땅에서 활동하는 모든 록밴드의 과제이며, 그것을 푸는 숙제는 10년이 지난 지금도 끝나지가 않았으니까. 지난 9월 내놓은 신곡 ‘캐모플라주’의 후렴구는 이렇다. “그토록 오랜 시간 동안 많은 일을 겪고 난 후 너는 너에게 꼭 맞는 보호색을 띄고 있네.(중략) 너는 이제야 남들과 같은 색을 띄고 있네.” 하지만 그 말의 어투는 여기저기 우당탕탕 부딪혀본 후 남은 후회나 포기 같은 정서라기보다, 자신들의 모습을 새삼스럽게 다시 한 번 발견한 후, 그 모습을 그저 정확히 인정하는 모습처럼 보인다. 날이 바짝 서거나 좀 비틀고 꼬기보다 담백하고 직선적으로 변한 음악과도 잘 어울린다. 물론 11월 8일, KT&G 상상마당 라이브홀에서 열릴 4집 발매기념 공연에서는 새 음반의 여러 면모를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보호색이자 여러 색이 뒤섞인 캐모플라주 패턴처럼 말이다.

 

 

△ (위부터) 고고보이스(11월 29일), 최고은(11월 20일~21일), 눈뜨고코베인(11월 8일) 공연 포스터
 

△ 국제음악마켓 '에이팜(Asia Pacific Music Meeting, 약칭 APaMM)' KT&G 상상마당 DAY 쇼케이스 현장

 

고고보이스, 최고은, 눈뜨고 코베인은 지난 10월 5일, 에이팜(아시아퍼시픽뮤직미팅)의 ‘KT&G 상상마당 데이’ 무대에 함께 올랐다. 모두 상상마당에서 새롭게 진행하는 뮤지션 지원 사업 '써라운드'의 대상자로 선정된 뮤지션들이다. 그들은 향후 2년간 음반과 공연에 관한 다양한 지원을 받게 되며, 에이팜 무대는 그 시발점이었다. 에이팜은 “세계를 향한 한국음악. 아시아 음악의 내일”이라는 기치를 걸고 열리는 행사로, 로컬 뮤지션들의 해외 진출과 교류를 모색한다. 실제로 영국 글래스톤베리, 스페인 프리마베라 사운드 등 대형 페스티벌의 뮤직 디렉터들이 참가한다. 록밴드의 형태로 다양한 실험을 거듭하는 고고보이스, 유럽 투어를 비롯해 이미 가시적인 성과를 거둔 최고은, 한국 록에 대해 꾸준히 탐험하는 눈뜨고 코베인에게 꽤 잘 어울리는 무대였다.

 

△ 국제음악마켓 '에이팜(Asia Pacific Music Meeting, 약칭 APaMM)' KT&G 상상마당 DAY 쇼케이스 현장

 


그동안 신예 뮤지션을 발탁하는 경연대회나 인큐베이팅 사업은 많았지만 꾸준히 활동하고 있는 뮤지션들에게 동력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은 썩 눈에 띄지 않았다. 근사하게 출발하고도 조로하는 뮤지션들이 많은 요즘 음악계에서, '써라운드'는 “지속가능한 딴따라질”을 도모한다. 고고보이스는 11월 1일과 2일, KT&G 상상마당 춘천에서 열리는 ‘러브레이크’에 참여하는 것을 시작으로, 11월 29일엔 단독 공연 ‘우린 긴 여행을 하는 거야’를 준비하고 있다. 최고은은 첫 정규 음반 < I WAS, I AM, I WILL >을 '써라운드'의 지원과 함께 발표한다. 11월 20일과 21일엔 공연도 이어진다. 눈뜨고 코베인 역시 4집 < 스카이랜드 >를 내놓고 본격적인 활동을 개시한다. 그리고 앞으로 2년, 고고보이스, 최고은, 눈뜨고 코베인의 부지런한 행보에 더욱 적극적인 친구가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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