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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G 상상마당 춘천 < 러브레이크 >

< 러브레이크 >는 음악과 여행을 동시에 안고 가되, 지레 둘 사이에 경중을 두지 않는다.

공연/음악 | 2014/08/13 | 글. 문동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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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월 마지막 주말 새로운 뮤지션과 함께 하는 < 러브레이크 >는 그 프로그램에서 엿볼 수 있듯이, 음악 만큼이나 먹고 마시며 노는 여행에 무게를 두고 진행하는 1박2일 음악여행 프로그램이다. 지난 달 레이블 러브락컴퍼니의 갤럭시 익스프레스와 파블로프를 모셔온 < 러브레이크 >는 장소와 시간의 난점에도 불구하고 48개의 한정 티켓이 삽시간에 매진되는 등 시작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말초적인 흥미를 끄는 데만 성공한 건 아니다. 첫 < 러브레이크 >의 더욱 값진 성과는 뮤지션의 팬덤을 확인하고 그들이 단단하게 뭉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는 데 있다. 보통 인디 뮤지션의 팬들은 개개인이 여기저기 흩어져 라이브를 흠뻑 즐기고 조용히 흩어지는 게 예사다. 그래서 오랫동안 공연장에서 마주쳐 얼굴은 익히 알지만 이름조차 알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 춘천으로 떠나는 ITX 열차에서부터 식사, 공연, 뒤풀이, 레크리에이션까지, 뮤지션과 함께 한나절을 노는 < 러브레이크 >는 뮤지션과 팬의 거리를 좁힌 건 물론, 팬들의 유대까지 야무지게 다지는 기회였다. 7월 마지막 토요일을 함께 한 마흔여덟의 팬들은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에서 쉴 새 없이 알람을 울리고, 페이스북 그룹 페이지를 만들어 새벽까지 팬심을 인증하고 있다. 그들은 < 러브레이크 > 이후에도 갤럭시 익스프레스와 파블로프 그리고 깜짝 손님으로 참여한 데드 버튼스의 라이브까지 우르르 자리를 채우며 그 날의 기억을 계속 이어나가는 중이다.

 

 

 


△ 상상마당 춘천의 야외무대에서 진행된 어쿠스틱 공연. 갤럭시 익스프레스와 파블로프, 거기에 관객까지 어우러져 강산에의 ‘예럴랄라’를 불렀다.

 

그저 재미있게 노는 행사로서도 성공적이었다. 사운드홀에서의 메인 공연이 있기 전, 뮤지션 7명이 한낮에 각자 자유롭게 진행한 ‘러브락 아카데미’부터 분위기는 충분히 들떠 있었다. 김희권은 일찌감치 양주까지 따서 낮술을 마셨고, 이주현의 초자연의 대화방은 아무렇지 않게 통기타 노래 교실이 됐고, 오도함은 스타렉스에 팬들을 태우고 의암호를 달렸다. 그래프, 도표 등 시각 자료를 준비해 자신의 짝사랑 역사를 고백하며 연애상담을 호소했던 조동원의 모태솔로방은 ‘러브락 아카데미’에서 가장 열띤 참여를 이끌었다고. 야외 무대에서 진행되어 춘천 시민들까지 참여한 ‘러브레이크 파티’는 애장품 경매에 어쿠스틱 라이브까지, 여름의 호수처럼 후끈하지만 잔잔하게 이어졌다. 저만큼 준비한 게임은 ‘멸치똥 따기’밖에 하지 못했는데도 이미 새벽을 훨씬 넘겼다. 이날 < 러브 레이크 >에 다녀간 이들의 후기에는 ‘추억’이라는 단어가 많았다. 경험이 아닌 추억. 추억은 분명 여행에 더 어울리는 말일 테다.

 

 


△ 가리온의 < 러브레이크 > 프로그램 ‘면벽 랩배틀’ ‘108비보잉’

 

8월 < 러브레이크 >의 주인공은 가리온. 98년 결성돼 지금까지 한국 힙합의 시간을 고스란히 통과한 가리온은, < 러브레이크 >를 통해 힙합 문화 전반을 1박2일 간 체화할 수 있는 페스티벌을 만들기를 기대한다. 상상마당 춘천의 공연사업팀이 직접 기획한 세부 프로그램은 템플스테이의 형태를 빌려 ‘면벽 랩배틀’ ‘108비보잉’ ‘힙합 벽화전’ 등의 타이틀로 진행된다. 가리온의 전공인 랩은 당연하고, 흔히 힙합을 이루는 요소라 알려져 있는 디제이, 비보이, 그래피티까지 동시에 아우르는 넓고깊은 프로그램이다. 가리온과 함께 한국 힙합에서 가장 거대한 몸집을 자랑하는 크루 불한당의  피타입, 힙합 서바이벌 프로그램 < 쇼 미 더 머니 >에서 이름을 알린 진돗개가 함께 하는 공연 역시 늘 그렇듯 토요일 저녁에 예정돼 있다. 래퍼와의 콜라보레이션 트랙이 음원 차트를 점령하고 < 쇼 미 더 머니 >가 방송하는 날이면 그와 관련한 키워드들이 인기검색어 목록에 오르는 신드롬의 가운데, 가리온이 진중한 태도로 선보일 프로그램은 한국에서 힙합이 치기 어린 유행에서 성숙한 문화로 나아가도록 이끄는 통로가 될 것이다.    

 


△ 가리온과 진돗개의 ‘오늘 같은 밤’ < 쇼 미 더 머니 1 > 라이브. 둘은 < 쇼 미 더 머니 1 >의 프로듀서, 참가자 자격으로 연을 맺었다.

 

 

 

< 러브레이크 >를 만드는 스탭들에게 락과 힙합의 접근법은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갤럭시 익스프레스와 가리온을 두고 프로그램을 만들어나가는 건 시작부터 전혀 다른 과정을 거쳐야 했다. < 러브레이크 >가 만드는 기획의 방점은 언제나 (장르가 아닌) 아티스트에 먼저 찍힌다. 달마다 일정한 호흡으로 회차를 거듭하면 기획하는 과정이 쉬워질 것 같지만, 매달 아티스트 선정부터 세부 프로그램까지, 이전 < 러브레이크 >와는 또 다른 프로그램이 만들어져야 하기 때문에 한 달의 시간은 좀처럼 익숙해지지 않는다. 가리온과의 < 러브레이크 >는 7월보다는 꽤 넉넉한 규모로, 친목보다는 체험에 무게를 두고 진행된다. 

 

▷ KT&G 상상마당 춘천 < 러브레이크 힙합스테이> 가리온 편

http://chuncheon.sangsangmadang.com/Library/concert/concertView.asp?seq=17&page=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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