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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을 지새우게 할 14편의 추천 웹툰

문화예술일반 | 2016/10/24 | 글. 김윤재 (SSMD 서포터즈 12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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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T.와 젝스키스로 아이돌의 모든 것이 설명되던 때가 있었지만 이제는 각 팀의 멤버가 몇 명인지조차 알기 어려울 만큼 많은 그룹이 존재하듯, 다음과 네이버 두 포털 사이트에서 대부분의 작품을 볼 수 있던 웹툰은 10여 년이 흐르며 30여개의 플랫폼을 통해 몇 백편의 작품이 동시 연재되기에 이르렀어요. 허나 너무 많은 수는 오히려 걸림돌이 될 때도 있으니! 이제 막 관심이 생겨서 웹툰을 보기 시작하려는데, 연재 중인 만화는 많고 완결된 작품은 더욱 많아서 대체 어디서부터 봐야하나, 괜히 잘못 골랐다가 그나마 있던 흥미도 사라지지 않을까 고민과 방황을 거듭하고 계신 분들도 계실 거예요.


그런 분들을 위해 준비했습니다! 한 편 한 편 가볍게 볼 수 있는 에피소드툰부터 며칠 밤을 지새우며 볼 법한 우주적 스케일의 스토리물까지. 여러분의 자투리 시간을 집어 삼키고 결국은 밤을 새우며 정주행하는 자신을 발견하시게 될 14편의 추천 웹툰! 설마 이중에 여러분 취향 한 편쯤은 있겠죠?

 

 

 

 

▶ 선천적 얼간이들 (가스파드 | 네이버-완결)

 

 

 

끊임없는 에피소드로 인생이 시트콤이라는 소리를 듣는 작가님이 몇 분 계시지만 그중에서도 가스파드는 최정상급이 아닐까 싶어요. 2002 월드컵 첫 경기 날 머리를 빨간색으로 염색했다가 응원 나온 사람들에게 현실에 강림한 붉은악마로 추앙받고, 시험에 늦지 않으려 킥보드를 타고 언덕을 내려가다 학점보다 사망선고를 먼저 받을 뻔하는가 하면, 샴페인을 따다 전등을 깨부숴 온몸으로 유리비를 맞는 등 실화라는(이 모든 일을 겪고도 멀쩡히 살아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 요란 법석한 에피소드가 매회 이어져요. 여기에 한 컷 한 컷이 '굳이 이렇게까지?' 싶을 만큼 완성도 높은 연출과 그림으로 채워져 이야기의 박진감과 임팩트를 더해 여러모로 독보적인 퀄리티를 자랑하는 작품이에요. IMAX 3D로 시트콤을 본다면 이런 느낌이지 않을까 싶어요. ▷ 보러가기

 


 

▶ SM 플레이어 (랑또 | 네이버-완결)

 


상식을 뛰어넘는 발상과 이야기를 보여주는 작가들에게 붙는 별명 중 하나가 약쟁이죠. < SM 플레이어 >는 네이버 대표 약쟁이 중 한 명인 랑또 작가의 약 기운이 대폭발했던 작품이에요. 제목의 ‘SM’은 ‘설정 만화’의 준말로, 매회는 하나의 설정에 맞춘 단편들로 이뤄져 있어요. '모범적인 클럽 만화'에선 클럽 DJ가 원소기호 주기율 송을 틀고 한편 룸에선 즉석 토론이 이뤄지는가 하면, 마지막 잎새는 무서운 속도로 자라 도시를 점령하고, 교수님이 조별 과제하거나 교장 선생님이 중2병 걸리기도 해요. 랑또 작가와 등장 인물들이 나와 만화 촬영 뒷이야기를 나누는 '오프 더 레코드'와 사뭇 진지한 스토리 만화의 '기타 장르 할당제'가 중간 중간 끼어 있고, 독자들의 사진이나 배경을 받아 활용하거나 네이버 역사에 길이 남을 가장 사치스러운 휴재 등, 이 모든 일이 하나의 만화에서 진행되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만큼의 혼란 대잔치가 벌어지는 랑또의 종합 약물 세트 같은 작품이에요. ▷ 보러가기
 

 

 

▶ 죽음에 관하여 (시니/혀노 | 네이버-완결) 

 


 
죽거나 혹은 의식불명 상태에 빠져 삶과 죽음의 경계에 떨어진 사람들이 신(왠지 배우 류승범 씨와 닮은)과 만나며 벌어지는 이야기예요. 간혹 다른 사건이 벌어지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갈 때 가더라도 담배 한 대 정도는 괜찮잖아?'의 느낌으로 신에게 각자의 사연을 말하며 이야기가 흘러가곤 해요. 반전의 요소가 구석구석 숨겨져 있어 혹 스포일러가 될까 자세한 얘기는 할 수 없지만, 가족과 연인, 죄와 형벌 등 남녀노소 각양각색의 사연이 각각 한 편의 길지 않은 분량에 담겨 있음에도 묵직한 감동과 여운을 남겨줘요. ▷ 보러가기
 

 

 

▶ 얄개의 하루 (얄개 | 피키캐스트) 
 

 


양 조절을 잘못해 대접 가득 파스타를 만들고, 버리기 아까워 6시간 동안 먹고 배탈이 나는가 하면, 교감 선생님께 만 원을 받기 위해 같은 학교 학생 150명 앞에서 태양의 웨딩드레스 춤을 추는 등 얄개 작가의 범상치 않은 과거와 현재의 썰이 펼쳐져요. 내용도 내용이지만 더 돋보이는 건 얄개 작가의 의식의 흐름 기법이에요. 서론(딴소리)을 30컷가량 한 뒤에야 본론을 시작하거나, 생각을 여과 없이 적고 손 가는 대로 이야기가 흐르다 보니 담당자가 무슨 내용인지 모르겠다며 제목을 정하지 못하고 올리기도 해요. 여기에 볼펜으로 대충 그린 듯한 그림과 적나라하다 못해 없으면 아쉬울 만큼 많은 화이트 자국, 종이에 그린 뒤 한 컷 한 컷을 사진으로 찍어 올리다 보니 간혹 초점이 나간 장면이 있는 등이 더해지면 생동감이 폭발하는 뜻밖의 시너지가 발생! 그림만 봐도 귀가 아픈 신비한 체험을 하실 수 있을 거예요. (<얄개의 하루>는 피키캐스트에서 웹툰이 아닌 일반 콘텐츠로 분류되어 있어요.) ▷ 보러가기
 

 

  

 

▶ 커피와 스무디 (게코 | 케이툰)

 


<얄개의 하루>가 재밌고 정신없는 수다 같다면 <커피와 스무디>는 차분하게 마음 깊은 곳의 이야기를 듣는 기분이에요. 에세이툰이라는 말이 참 잘 어울리는 작품으로, 사람들은 왜 SNS를 할까, 불행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 걸까, 등 삶의 방식을 고민하고, 멀어졌거나 아직 곁에 있는 소중한 사람들과의 관계를 돌아보는 내용으로 채워져 있어요. '나의 이야기이기도 하고 어쩌면 당신의 이야기일 수도' 있다는 작가의 소개말처럼 누구나 한 번쯤 생각하거나 겪었을 법한 일들을 자신의 언어로 표현하는 게코 작가의 글과 그림을 통해 '때로는 커피처럼 씁쓸하고 때로는 스무디처럼 새큼달달한' 공감과 위로를 느낄 수 있는 작품이에요. ▷ 보러가기

 

 

 


▶ 혼자를 기르는 법 (김정연 | 다음)

 


부모님으로부터 독립해 혼자 서울에 올라온 사회 초년생 이시다의 이야기로, 작은 만족과 커다란 체념이 반복되는 현실과 스스로를 향한 자조가 짙게 깔린 블랙코미디예요. '인생이 필름 없는 카메라 앞에서 취하는 포즈처럼 느껴질 때가 많습니다'나 '애정이란 것도 결코 무한한 것은 아닐 겁니다. 하지만 기왕이면… 할부로 받는 게 더 낫지 않았을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같은 문장과, 자신의 생일을 자축하며 케잌의 단면과 흘러내린 초를 통해 축적된 시간과 그 사이 무너지고 망가진 것을 이야기하는 등의 독창적이고 적확한 표현이 인상깊어요. ▷ 보러가기

 

 


 

▶ Ho! (억수씨 | 네이버-완결)


 

일본 2ch라는 사이트에 올라왔던 실화를 바탕으로, 학원에서 선생과 학생으로 만난 김원이와 Ho가 결혼하기까지의 과정을 그린 작품이에요. 두 사람의 관계 변화가 큰 틀이지만, 주인공인 원이의 시점에서 대학생활부터 첫 연애와 취업 준비, 첫 직장에서 겪는 사건 등 그의 20대 생활 전반과 Ho를 만나면서 알아가는 청각 장애인들의 생활 등을 두루 다루고 있어요. 전작인 <오늘의 낭만부>를 비롯해 억수씨 작품은 낭만적으로 보일 만큼 낙관적이면서 동시에 너무 냉소적인 건 아닐까 싶을 정도의 비관적인 상황이 교차하는 가운데, 서툴고 어설프게 살아가는 청춘들의 모습이 애정어린 시선으로 담겨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내곤 해요. 역시 마찬가지여서, 성인이 되었지만 여전히 미성숙하기만 한 원이와 청각 장애인 Ho의 이야기가 때론 지질하면서도 섬세하고 따뜻하게 담겨있어요. ▷ 보러가기

 

 

 

▶ 안나라수마나라 (하일권 | 네이버-완결)
 


Ho가 '그럼에도 반짝이는' 느낌이라면 <안나라수마나라>은 '그래서 쓸쓸한' 분위기의 작품이에요. 고등학생 윤아이는 빚쟁이를 피해 도망다니는 아버지와 가출한 어머니 대신 어린 동생을 돌보며 힘겹게 생활을 꾸려가요. 우연히 마을의 망한 유원지를 찾은 윤아이는 그곳에서 미친사람이라는 소문이 도는 마술사 ㄹ을 만나고, 이 만남을 계기로 조금씩 삶이 변해가기 시작해요. 두 사람의 암울하면서도 환상적인 이야기가 검은 바탕에 무채색으로 이어지는 그림과 그 가운데 펼쳐지는 패턴과 사진을 활용한 감각적인 연출, 제한된 색의 사용을 통해 정말 마술처럼 펼쳐져요. ▷ 보러가기
 

 


 

▶ 묘진전 (젤리빈 | 다음-완결) 
 

 


정동 쪽 별의 주인이었지만 죄를 지어 지상에 떨어진 묘진. 그는 천계로 돌아가기 위해 역신의 자식인 산이를 양아들로 삼지만 일은 뜻대로 되지 않아요. 되려 시간이 흐를수록 둘 사이의 갈등만 커져 성인이 된 산이는 살던 집을 떠나고, 엎친 데 덮쳐 묘진은 지상의 신들이 모인 자리에서 신 내림 처녀 달래(막만)에게 저주를 받아 능력마저 쓸 수 없는 처지에 처해요. 그렇게 <묘진전>은 묘진을 중심으로 산이와 달래, 그리고 어둠 님의 아이라는 진홍까지 네 사람의 소망과 욕심, 한이라는 조금씩 다른 각자의 바람이 뒤얽히는 이야기예요. 악연이라고 밖에 할 수 없는 만남은 서로의 발목을 잡고, 인물들은 발버둥 칠수록 점점 더 깊은 구렁으로 빠져요. 십이지신과 역신 등이 등장하는 이야기는 물론 수묵화 느낌의 그림과 연출까지, 신비롭지만 안타깝고 슬픈 고전 설화의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작품이에요. ▷ 보러가기

 

 


 

 

▶ 인터뷰 (루드비코 | 다음-완결)

 


신작 <주황색 스카프>로 뒤늦게 주목받기 시작한 노작가에게 한 남자가 찾아와요. 자신의 전작은 물론 미발표작인 <헝가리사진사>까지 이야기하며 팬임을 자처하는 남자를 보며 노작가는 선심쓰듯 인터뷰를 승낙하고, 질문을 받기 전에 팬을 위한 작은 배려하며 자신의 미발표작 <헝가리 사진사>를 들려주기 시작해요. 그렇게 하나하나 흥미롭게 이어지는 노작가의 단편 이야기와 전체를 아우르는 두 사람의 대화는 뒤로 갈수록 맞물리며 극적인 결말로 향해요. 극단적인 클로즈업을 포함한 영화 같은 연출과 <묘진전>과는 정반대로 이국적인 분위기의 그림체 및 이야기가 강렬한 작품이에요. ▷ 보러가기

 


 

 

▶ 치즈 인 더 트랩 (순끼 | 네이버)

 


1년의 휴학을 마치고 복학한 홍설과 뭔가 비밀로 가득해 보이는 선배 유정. 대학교를 배경으로 두 사람 주변에서 벌어지는 온갖 인간관계와 사건의 소용돌이를 다룬 로맨스(인 척 하는 스릴러)물이에요. 조별 과제 정도는 에피소드라고 하기도 어려울 정도로 스토킹과 폭력, 이간질과 도둑질 등 다 같이 경찰서나 법원에서 만나야 하는 것 아닌가 싶은 일들이 벌어져요. 사건만 나열하면 막장 드라마처럼 느껴지지만, 인물의 심리와 미묘하게 변화하는 인간관계 묘사가 섬세하고, 무거운 사건과 달달한 연애 이야기를 오가는 완급 조절도 뛰어나서, 덫에 놓인 치즈를 문 건 독자가 아닌가 싶을 만큼 한 번 보면 놓을 수 없는 작품 중 하나예요. ▷ 보러가기

 

 



 

▶ 말할 수 없는 남매 (윌로우 | 레진 코믹스)

 


 
여자 주인공을 둘러싼 주변 사람들의 갈등과 섬세한 심리묘사가 돋보이는 또 한 편의 작품이에요. 전 학교에서 사촌 남매라는 사실이 소문나며 엄청난 놀림을 받았던 이한미와 오준혁은 새로 전학가는 학교에서는 남매라는 사실을 숨기기로 해요. 허나 같은 반 남학생 이군에게 반한 한미는 그의 관심을 끌기위해 오빠 준혁을 남자친구라고 말하고, 그렇게 이들의 관계는 꼬여만 가요. <치즈 인 더 트랩>보다 등장인물의 나이가 어려서인지 벌어지는 범죄(…)의 강도는 덜하고 코믹한 요소는 더 많아서 진지한 상황에서도 비교적 밝은 분위기가 유지되는 편이에요. ▷ 보러가기

 

 

 

 

 

▶ 아만자 (김보통 | 케이툰에서 완결 후 레진코믹스에서 재연재 중)

 


스물여섯의 가을, 누군가에겐 더없이 좋을 이 시기에 주인공은 허리가 아파 찾은 병원에서 암 4기 판정을 받아요. 이튿날 바로 병원에 입원해 항암 치료를 시작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상태는 빠르게 악화되고, 주인공은 점점 아득해지는 정신과 함께 숲과 사막을 헤매며 ‘사막의 왕’을 찾는 환상을 겪기 시작해요. ‘온몸을 믹서기로 갈아버리는 것 같은’ 통증과 아들의 생명을 두고 현실적인 조건들을 따져봐야 하는 상황. <아만자>는 겪어 보지 않은 사람은 짐작조차 할 수 없는 암 환자의 투병생활과 그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깊이 있지만, 너무 슬프거나 무겁지 않게 전해요. 힘주지 않고 가볍게 그린 듯한 선과 파스텔톤의 색감, 건조하게까지 느껴지는 이야기 톤. 숲과 사막이라는 환상의 공간과 그 안에 사는 귀여운 존재들. 암 환자를 아만자로 쓰는 말장난처럼, 별일 아니라는 듯 말해서 더 가슴 저릿한 농담 같은 작품이에요. ▷ 보러가기


 

 

 

 

▶ 덴마 (양영순 | 네이버)

 

 

 


우주 택배 기사인 덴마가 배송하는 물건들에 얽힌 사연 위주로 이야기가 시작해, 하나둘 이어지는 에피소드를 통해 배경정보가 쌓이면서 귀족과 거대 기업, 종교 집단 등이 우주 전체를 놓고 벌이는 권력다툼으로 스케일이 어마어마해지는 작품이에요. 연재를 시작한 지 3년 반여 만인 585화에 지금까지는 프롤로그였고 본격적인 이야기는 이제부터 시작된다는 글이 올라왔을 정도니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할까 싶네요. 넓은 세계관과 정치적인 수 싸움이 자칫 지루하고 산만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제각기 흥미로운 인물들의 사연과 특수 능력자들의 전투, 뜬금없이 터져 나오는 웃음 포인트와 독자들의 수많은 추측을 무색하게 만드는 뜻밖의 전개, 이 모든 걸 아우르는 깔끔하고 뛰어난 연출로 강한 흡입력을 보여줘요. ▷ 보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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