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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거인

<장 자끄 상뻬 - 파리에서 뉴욕까지>전

<꼬마 니콜라>, <좀머 씨 이야기>, <얼굴 빨개지는 아이>를 기억한다면.

시각예술 | 2016/04/25 | 글. 안수연 (KT&G 상상마당 전략기획팀 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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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든것은 복잡해진다 Tout se complique, 1963, 펜, 잉크, 80ⅹ10cm

 

 

 

90년대 베스트셀러인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좀머 씨 이야기>를 읽었거나 그림책 <얼굴 빨개지는 아이>, 르네 고시니의 <꼬마 니콜라>를 친구에게 선물했던 기억이 있다면 장 자끄 상뻬의 이번 전시는 기다려왔던 전시일 것이다. 장 자끄 상뻬가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린 <얼굴 빨개지는 아이>나 르네 고시니의 <꼬마 니콜라> 속 아이들, 그리고 쥐스킨트의 <좀머 씨 이야기>에 담긴 상뻬의 삽화는 한번 보면 잊기 어려운 그림이다. 상뻬의 그림에서는 공간감이 느껴지는 넓은 배경 안에 자그맣게 자리잡은 인물들을 자주 발견할 수 있다. 여름의 어느 별장의 수영장 앞, 가을 공원의 산책길 등 인물이 어떠한 시공간 안에서 숨쉬고 있는지 분명히 인지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자그맣게 움직이고 있는 인물들은 작지만 오히려 시선을 놓을 수 없을 만큼 커다란 존재감으로 다가온다.

 

 

 

 

△ 좀머 씨 이야기 L'histoire de M. Sommer, 1991, 펜, 잉크와 채색, 45ⅹ34cm

 

 

 

 

<장 자끄 상뻬 - 파리에서 뉴욕까지> 기획전이 오는 4월 30일부터 8월 31일까지 KT&G 상상마당 갤러리에서 열린다. ‘KT&G 상상마당 20세기 거장 시리즈’의 일환으로 사진의 거장 '로베르 두아노'(2014년), 포스터 아티스트 '레이먼 사비냑' 전(2015년)에 이은 KT&G 상상마당의 세 번째 해외 거장 전시이다. 20세기를 대표하는 해외 아티스트들의 작품을 한국에서 만날 수 있도록 매년 진행하는 기획전이다.

 

장 자끄 상뻬의 삽화로 인상 깊은 <꼬마 니콜라>, <좀머 씨 이야기> 그리고 장 자끄 상뻬의 글과 그림이 담아내었던 <얼굴 빨개지는 아이> 등 150여점에 이르는 상뻬의 원화들을 전시한다. <뉴욕의 상뻬> 등 아직 국내에 공개된 적이 없는 상뻬의 원화와 최근작들도 포함된다.

 

이번 전시에서는 삶을 향한 애정 어린 시선이 담긴 장 자끄 상뻬의 60년에 걸친 작품 세계를 조명한다. 상뻬가 본격적으로 자신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상경한 도시 '파리'를 시작으로 미국의 잡지 <뉴요커 The New Yorker> 표지 작업을 위해 도착한 도시 '뉴욕'에 이르기까지, 상뻬의 초기작부터 미공개된 최근작까지 총망라한다. 그동안 인쇄물로만 상뻬의 그림을 접해온 국내의 많은 팬들은 생생한 펜 터치와 수정 흔적까지 고스란히 담겨 있는 원화를 감상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 뉴욕의 상뻬 Sempé à New York, 2009, 펜, 잉크와 채색, 48ⅹ58.5cm

 

 


장 자끄 상뻬는 1932년 프랑스 보르도에서 태어나 소년 시절, 악단에서 연주하는 것을 꿈꾸며 재즈 음악가들을 그리며 그림 인생을 시작해 <꼬마 니콜라>와 <좀머 씨 이야기>의 삽화가로 활동하며 프랑스를 대표하는 아티스트로 알려졌다.

 

1960년 르네 고시니를 알게 되어 함께 <꼬마 니콜라>를 만들어 대성공을 거두었고, 1962년에 첫 번째 작품집 <쉬운 일은 아무것도 없다>로 크게 인정을 받았다. 이후 프랑스의 <렉스 프레스>, <파리마치> 같은 유수의 잡지와 미국 <뉴요커>의 표지 화가이자 가장 주요한 기고 작가로 활동하며 이름을 알렸다. 1960년부터 30년간 그려 온 데생과 수채화가 1991년 ‘파피용 데 자르’에서 전시되었을 때, 현대 사회에 대해서 사회학 논문 1천 편보다 더 많은 것을 말해 준다는 호평을 듣기도 했다. 1978년부터 30년 동안 수십 차례 미국 <뉴요커> 잡지의 표지 그림을 그려오며 특유의 낙천성과 유머가 넘치는 그림으로 대중에게 더 알려지게 되었다.

 

프랑스 시사주간지 <렉스 프레스>는 “상뻬는 우리를 놀라게 하는 그만의 경이로운 능력을 지켜 가고 있다”며, “해를 거듭할수록 깊고 씁쓸하면서도 예리한 시선, 소소한 일상을 담담하게 그려 낸 스케치 안에서 상뻬 특유의 순수함이 빛난다”고 평한 바 있다. 또한 프랑스 르 몽드 계열 문화매거진 <텔레라마>는 “80점의 새로운 스케치들은 상뻬의 그림이 왜 시간을 뛰어넘는 작품인지를 묵묵히 알리고 있다”며 “한데 모인 그림들은 아이러니하면서도 우수에 차 있으니, 상뻬, 부디 계속 그려 주시길!”이라는 찬사를 보내기도 했다.

 

장 자크 상뻬의 작품은 해학적이고 때로는 비판적이며, 현대사회를 신랄하게 비꼰다. 그러나 그 비판 안에는 점잖고 따스한 유머가 담겨 있다. 오랫동안 변치 않는 인간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바탕으로 이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의 욕망과 갈등, 문명 비판적인 요소에 인생과 사랑을 녹여 부드럽고 친절하게 풍자한다.

 

 

 

 

△ 상뻬의 어린시절 Enfances, 2011, 펜, 잉크와 채색, 49ⅹ39.5cm

 

 

 

 

[전시 섹션 미리 보기]

 

Ⅰ. 상뻬, 파리에 가다
1932년 프랑스 보르도에서 태어난 장 자끄 상뻬는 2차 세계 대전을 겪으며 어둡고 혼란스러운 어린 시절을 보냈다. 상뻬에게 그림을 그린다는 것은 지독한 현실 속에서 행복과 희망을 되찾을 수 있는 안식처였다. 상뻬는 어린 시절 라디오, 신문, 추리 소설을 좋아했고, 라디오 통해 접한 레이 벤츄라(Ray Ventura) 악단을 즐겨 그렸다. 이후 자신이 좋아하는 재즈 연주가들을 주제로 꾸준히 작업하고 있다. 상뻬에게 파리는 늘 동경의 도시였다. 파리는 예의 바른 세련된 사람들과 높고 멋진 건물들로 가득 찬, 자신의 그림을 보여줄 잡지사들이 모여있는 꿈을 실현시켜 줄 도시였다. 상뻬는 자신의 애정과 동경의 도시인 파리 풍경을 담은 다수의 작품을 그렸고 최근까지도 꾸준히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Ⅱ. 상뻬와 풍자
상뻬의 작품에서 가장 대표적인 특징은 풍자적인 요소를 들 수 있다. 풍자는 프랑스인들이 지닌 삶의 미학이며, 상뻬가 가장 프랑스다운 작가라고 불리는 요인이다. 상뻬에게 현실은 언제나 버거웠지만 인간은 즐거움 없이 살아갈 수 없는 존재이기에 삶 자체의 즐거움, 존재 자체의 즐거움을 찾는 행위는 매우 중요했다. 상뻬는 삶의 어두운 단면들을 유머와 풍자로 승화시켜 결코 가볍지 않은 이야기들을 한없이 가벼운 그림들로 표현하였다. 간결한 문체와 그림으로 이루어진 그의 작품은 누구나 쉽게 공감하면서도 왠지 모를 씁쓸한 웃음을 짓게 만들며 현실과 유머의 경계를 넘나들고 있다.

 

Ⅲ. 상뻬와 꼬마 니콜라
1956년 「쉬드 웨스트 Sud-Ouest」지에 처음 연재된 ‘꼬마 니콜라’는 르네 고시니(René Goscinny)의 글과 상뻬의 그림으로 1960년 단행본으로 출간되었다. 처음 『꼬마 니콜라』가 출간되었을 때는 반응이 별로 없었으나, 현재는 가장 많이 번역된 프랑스 작품 중 하나로 전세계적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1950년대를 배경으로 한 니콜라와 친구들의 좌충우돌 우정기는 시대와 문화를 초월하여 누구나 공감하고 느낄 수 있는 순수한 어린 시절의 추억을 상기시킨다. 『꼬마 니콜라』는 르네 고시니와의 합작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에피소드들이 상뻬의 경험담에서 출발하였고, 익살스럽지만 사랑스러운 상뻬 특유의 그림체 때문에 그의 대표작으로 잘 알려져 있다.

 

Ⅳ. 상뻬와 아이들
상뻬의 작품에는 많은 아이들이 등장한다. 의지와는 상관없이 얼굴이 빨개는 아이,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재채기를 하는 아이, 자전거를 잘 고치지만 못 타는 아이 등 어딘가 부족하고 매사에 실수투성이지만 꼭 안아주고 싶은 마음이 드는 상뻬의 아이들. 이들은 상뻬 자신의 모습이며 어른이 된 우리의 내면에 여전히 남아 있는 우리 모두의 모습이기도 하다. 인간은 모두 불완전한 존재라는 사실, 자신의 부족한 모습을 덤덤하게 받아들이고 삶의 진정한 가치와 행복을 찾아가는 아이들의 모습은 타인과의 강박적인 비교와 경쟁에 익숙한 현대인들에게 따뜻함을 전해준다.

 

Ⅴ. 뉴욕의 상뻬
상뻬는 1978년 8월 14일 「뉴요커」의 첫 표지를 장식하며 2015년까지 100여편이 넘는 표지 그림을 그렸다. 「뉴요커」 표지 작업을 위해 뉴욕을 방문한 상뻬에게 그곳은 일종의 성지 순례였다. 뉴욕은 상뻬가 평소 좋아하던 재즈의 고향이자 추리 소설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즐거운 곳이었다. 「뉴요커」의 표지 작가가 되는 것은 당대 가장 주목 받는 작가임이 증명되는 일이었고, 프랑스 작가 최초로 「뉴요커」의 표지 작업을 의뢰 받았다는 사실은 상뻬에게 매우 뜻 깊은 사건이었다. 늘 혼자 작업을 하던 상뻬에게 「뉴요커」와의 오랜 작업은 소속감을 느끼게 해주었으며, 다른 분야의 프로들과의 작업은 그를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뉴요커」의 표지 작업은 상뻬가 삽화가에서 아티스트로서 도약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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