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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각을 찾아서

9주년 개관기념 일일특강 <아주 특별한 하루 Let's 9>

여행, 색깔, 향기, 맥주로 떠나는 네 가지 테마 여행.

공연/음악 | 2016/09/27 | 글. 안수연(KT&G 상상마당 전략기획팀 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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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23일 KT&G 상상마당 아카데미는 오전부터 들뜬 분위기였다. 개관 9주년 일일 특강 '아주 특별한 하루, 렛츠구(Let's 9!)'는 여행, 색깔, 맥주, 향기를 주제로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이어지는 강연이다. 오전에 열리는 여행, 색깔, 그리고 오후에 열리는 맥주, 향기 중 본인이 원하는 오전,오후 강좌 2개를 선택해 들을 수 있었다. 아침부터 늦은 오후까지 자신의 흥미에 온전히 시간을 내어 주지 않으면 선뜻 참여하기 쉽지 않은 시간이다. 특강을 조합하기에 따라 색깔(시각), 맥주(미각), 향기(후각) 등 자신의 잊고 있던 감각을 집중해 낯선 감각을 사용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두 개의 강의실로 나뉘어 왼편, 오른편으로 자신이 신청한 수업을 따라가 앉는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 낯선 사람들과의 어색한 공기가 흘렀지만 이내 수업을 안내하는 특강 선생님들을 따라 새로운 세계가 열렸다.

 

 

 

 

 

다른 곳에서 살아보는 특별한 삶, '여행, 특별하게 떠나자9'

 

 

'여행, 특별하게 떠나자9'에서는 <한 달에 한 도시> 유럽 편 외 남미, 아시아 시리즈를 출간한 여행작가 김은덕, 백종민 부부가 '떠나기보다 머무르는' 여행을 경험하고 소개하는 시간이었다. 세계 속 다양한 삶의 방식을 볼 수 있는 여행을 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여행'을 테마로 한 수업인 만큼 여행을 많이 다녀보기도 하고 구체적으로 다른 여행을 꿈꾸는 사람들이 자리에 앉아있었다. 김은덕, 백종민 작가는 한 달에 한 도시를 살면서 경험한 여행기를 게재해 알려졌지만, 한 달에 한 도시를 살면서 얻을 수 있는 환상에 대해서 이야기하기보다는, 실질적으로 어떻게 '머무는 여행'을 해낼 수 있었는지 구체적인 팁들을 나누어주었다. 가령, 처음부터 먼 곳보다는 가까운 곳부터 떠나볼 것, 옷처럼 현지에서 구할 수 있는 것보다 전기장판처럼 구하기 힘드나 유용한 것을 가져갈 것 등 머무는 여행을 시작하려 할 때 놓치기 쉬운 것들을 생각해볼 수 있었다. 현지에서는 마트보다 시장을 많이 이용해 여행비용을 절감하면서도 현지 사람들이 많이 먹는 음식들을 직접 먹어보며 여행지를 이해할 수 있었던 이야기를 듣는 것도 색다른 재미였다. 샌드위치를 만들기 위한 재료를 사더라도 어떤 나라에서는 기후에 따라 촉촉한 햄 대신 말린 돼지고기를 팔고 있고 그 나라 사람들이 그렇게 샌드위치를 만들어먹는다면 이유가 무엇일까 고민해보는 과정 등으로 그 나라의 기후와 생활양식을 더 이해할 수 있었다는 예시도 들려주었다. 

 

<한 달에 한 도시> 책으로 여행 작가로 알려진 김은덕, 백종민 부부는 실상 처음 여행을 기획하고 떠났을 때 책을 출판해본 경험이 없는 사람들이었다고 한다. 다만, 블로그를 통해 한 달에 한 번 웹진을 발행해 기록한다는, 소박한 목표를 가지고 출발했다. Blogzine 1 city 1 month로 웹진 이름을 정했고, 한 달에 한 도시를 살며 일주일에 한 편씩, 한 달에 총 네 편을 연재했다.  여행을 시작한 후 두 달이 되었을 때 출판사에 원고와 콘텐츠 기획안을 보내는 적극성을 보여 출판 계약을 성사시켰다고 한다. 출판 계약 후에도 지속적으로 웹진을 발행한 덕에, daum 등 다른 매체에서도 글을 연재 요청하는 기회도 생기고, 추후에는 블로그진의 소재를 찾기 위해 숙소를 박차고 매일 밖으로 나서게 되는 힘이 되었다는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또한, 머물고자 하는 에어비앤비 집주인들에게 자신들을 소개하기 위해 영어 자막을 달아 본인들의 여행 컨셉을 소개하는 영상을 공유했다. 덕분에 집주인들이 본인들의 일상에 초대해 세계 각지를 여행하며 일상에 녹아드는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을 많이 받을 수 있었다는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영상이 알려지며 세계 각지의 에어비앤비 운영자들이 본인의 집으로 오라고 댓글을 달며 초대를 하는 재미있는 기회가 이어졌다.

 

자신이 원하는 여행을 깊게 생각하고 과정들을 기록하는 꾸준함, 원하는 여행을 위해 고민하고 영상을 만드는 작은 노력들이 애초에 원했던 '현지에서 살아보는 여행'을 할 수 있었고, 여행작가로도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삶으로 흘러갔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정확히 고민하고 현실화하기 위해 작지만 꾸준한 한 걸음을 옮기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생각해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강의실을 채운 다른 참가자들의 여행 계획도 들으며 또다른 여행 작가들이 경험할 새로운 세계도 기대가 되는 시간이었다.

  

 

 

 

컬러로 나를 이야기한다는 것, '색깔, 꿈으로 찾아보자9!'

 

 

'여행'으로 새로운 곳으로 떠나는 꿈을 꾸는 동안, 옆 강의실에서는 내면으로의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이 있었다. '색깔, 꿈으로 찾아보자9!'는 컬러테라피 스튜디오 루미나 대표 심민아 컬러테라피스트와 함께 '색깔'을 통해 자신을 돌아보는 과정이 이어졌다. 심민아 대표는 컬러테라피를 '색깔을 통해 마음을 치유하고 자신의 타고난 성향을 이해하고 회복해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도록 돕는 마음 트레이닝 기법'이라고 설명했다.

 

참가자들은 다섯여명씩 모여 앉아, 배부된 이름표에 마음에 드는 색으로 자신을 표현해보며, 색깔로 자신을 드러내는 연습을 시작했다. 진하게 혹은 옅게, 테두리부터 안쪽부터, 그려진 도안 바깥으로 혹은 안에서 다양하게 원하는 만큼 그리고 세 가지 키워드로 자신을 소개하는 시간이 이어졌다. 자신을 소개하기 위해 평소 말하는 직업, 환경을 뒤로 한 채, 온전히 색깔을 매개로 자신을 표현하고 낯선 사람들을 만나는 여정이 시작되었다.

 

서로에 대한 첫 인상을 배부된 컬러 마인드 카드를 골라 이야기해보며 자신이 생각하는 나와 타인이 받는 첫 느낌을 자신이 어떤 사람일까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시간이 이어졌다. 대화를 나누다보니 오래 아는 사람들인 것처럼 편안한 분위기로 누그러지고, 정보가 아닌 감각에 의지해 대화하는 것에 익숙해진 걸 볼 수 있었다.

 

2016년을 보낸 자신의 마음을 표현해보는 시간에는 분위기가 조금씩 가라앉았다. 심민아 컬러테라피스트는 자신의 내면과 과거를 돌이켜보면 대부분 사람들이 힘든 기억을 같이 떠오르게 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참가자들을 안심시켰다. 차분히 자신은 어떤 색깔로 2016년을 보내왔는지 돌이켜보면서 내면과 대화하고, 조원들에게 자신의 감정을 이야기하면서 정리해보았다. 대화를 나누는 조를 살피며, 색깔을 통해 드러난 내면 상태를 알려주는 안내자의 코멘트를 따라 자신의 감정들이 어떻게 표현되고 있는지 내밀히 들여다볼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는 미래의 나의 꿈을 표현해 희망과 꿈으로 가득찬 색깔들을 액자에 담고 짧은 명상으로 마음을 가라앉히며 차분하게 마무리 되었다.  

 

 

 

 

편견을 깨는 향기의 세계, '향기, 내것으로 만들자9'

 

 

 

KT&G 상상마당 6층에 위치한 카페 세인트콕스에서의 즐거운 점심시간이 끝나고 오후 수업이 시작되었다. 색채로 이야기를 나누던 강의실은 향긋한 '향기'로 가득찼다. '향기, 내것으로 만들자9'에서는 나만의 시그니처 향수를 만드는 조향 시간이었다. 김아라 향기 연구소 센토리 대표가 후각과 냄새의 심리학에 대해서 설명하면서 향수의 매력으로 참가자들을 안내했다.

 

향수는 Top note, Middle note, Last note로 나누어져있고, Top note는 처음 향수를 맡았을 때 접하는 향기, Middle note는 가장 그 향수의 개성을 드러내는 향기, Last note는 모든 향이 날아가고 체취와 섞여 나는 마지막 향이라고 설명했다. 향수를 기획하는 과정은 자신이 원하는 느낌을 '기획'하는 것으로 시작해, 구체적으로 어떤 조합을 만들어낼 것인지 세부적으로 정한다. 기획을 세밀히 할 수 있도록 나누어준 종이에 베르가못, 허브, 로즈, 프루티, 레몬 등 다양한 20여종의 향을 직접 시향하며 자신이 기억하는 향의 특성을 메모하는 과정을 거쳤다. 참가자들을 즉각적으로 향에 반응해 달콤한 향에서는 '우와' 하는 탄성을 내기도 하고, 생소한 'Spice'향을 맡을 때에는 '헙' 하는 놀란 소리를 내기도 해 웃음을 자아냈다.

 

매혹적인 향기에 감탄을 하다가 향기의 정체를 알고는 깜짝 놀라는 광경도 이어졌다. 매혹적인 향을 가진 Amber는 향유고래의 토사물이 기원이라는 설명을 듣고는 흠찟 놀라기도 하고, 은은한 향의 Musk는 사향노루의 생식기에 딸려있는 사향선을 건조시켜 얻은 향이라는 설명에 조원들끼리 웅성이며 대화를 나누며 편견을 깨는 향기의 세계에 감탄하는 시간이 이어졌다.

 

시향이 끝나고 각자 자신만의 시그니처 향수를 만드는 시간이 이어졌다. Top, Middle, Last 향을 정해 후각으로 하나의 이야기를 짜는 경험은 색달랐다. 옆 자리의 조원과 비슷한 향을 섞었으나 배합 비율에 따라 확연히 다른 향이 나오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또, 시향을 할 때에는 마음에 들지 않았던 향기가 다른 향기와의 배합을 통해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경우도 있었다. 조원들의 향수를 맡아보며 서로 감탄하기도 하고 칭찬해주는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

 

 

 

 

세상에 이렇게 다양한 맥주가! '맥주, 제대로 마시자9'

 

 

 

옆 강의실에서 마음을 차분히 하는 향수에 빠져있는 동안 바로 옆 강의실의 문 너머로는 맥주 냄새가 솔솔 풍겨왔다. '맥주, 제대로 마시자9' 수업에서는 <맥주 맛도 모르면서>를 출간한 안호균 맥주칼럼니스트이자 번역가, 그리고 <맥주도감>을 출간하고 스튜디오 블랙아웃을 운영하고 있는 김호 일러스트레이터의 강연이 펼쳐졌다.

 

'맥주'라는 덕분인지 수업 시작 전부터 참가자들의 설레이는 표정들이 눈에 들어왔다. 강의의 시작을 연 안호균 칼럼니스트는 한국으로 맥주가 어떻게 들어오고 성장했는지로 이야기를 시작하며, 맥주에 대한 흥미를 깨웠다. 한국에서 조선맥주와 동양맥주로 양분되어 생산되던 시절, 맥주 공장 사진과 광고 이미지도 보며 그 때 그 시절의 맥주는 어떤 맛과 존재였을지 상상해볼 수 있는 시간이 이어졌다. 그리고 맥주의 4대 요소인 물, 맥아, 홉, 효모를 기반으로, 다양하고 새롭운 조합으로 맥주가 발전해온 과정을 들을 수 있었다.

 

김호 일러스트레이터는 세계만큼이나 다양한 맥주들을 소개하며, 미리 준비해온 맥주들을 참가자들과 시음하는 시간을 나눴다. 흔히 접할 수 있는 '페일라거'로 시작해, 홉이 많이 들어간 'IPA'와 밀로 만든 맥주 '바이젠', 수도원에서 만든 '트라피스트 에일', 벨기에 농부들이 마시는 '세종', 오렌지 등 다채로운 맛을 즐길 수 있는 '벨지안 화이트' 등 다양한 맥주의 종류를 듣고 어떤 특징과 역사가 담겨있는지 알려주어 흥미를 깨웠다. 낯선 맥주들의 이름 뿐만 아니라, 흔히 접해온 맥스, 카스, 하이트 등의 맥주가 '페일 라거', 칭따오, 버드와이저, 밀러가 '아메리칸 어드정트 라거', 호가든, 블루문 등이 '벨지안 화이트'에 속한다는 걸 배우고, 자신이 어떤 스타일의 맥주를 더 선호하는지 면밀히 파악해갈 수도 있었던 시간이었다. 카테고리에 따른 낯선 맥주들을 시음하며 세상 만큼이나 다양한 맥주들의 세계에 푹 빠져드는 경험을 할 수 있었다.

 

강의가 모두 끝나고 나서도, 맥주를 맛보며 대화를 나누는 사람들로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다양한 맥주를 맛볼 수 있었던 만큼, 시음한 맥주 중 자신이 좋아하는 맛은 무엇이었는지, 어떤 맥주가 더 관심이 가는지 대화를 나누는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 또, 맥주 맛 만큼 화려하고 다양한 맥주 패키지에도 관심을 가지며 사진으로 기록하는 참가자들도 볼 수 있었다. 

 

색다른 여행을 꿈꾸고 모든 걸 내려놓고 색깔을 매개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편견을 깨는 향기와 맥주의 세계. 다양한 감각을 활용해 안내자를 따라 새로운 세계를 탐험할 수 있었던 '아주 특별한 하루, 렛츠 구'가 끝난 자리에는 맥주향과 달콤한 향수의 내음으로 가득 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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