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ople 상상마당이 주목하는 인물 인터뷰, 상상마당을 거친 사람들에 대한 포트레이트 그리고 아티스트 이야기를 담는 스티커

행복을 찾아서

어쿠스틱 인문학 - 미니멀 라이프

그들은 '행복하지 않아서' 답을 찾아 나섰다.

교육/강좌 | 2016/05/27 | 글. 안수연 (KT&G 상상마당 전략기획팀 대리)
페이스북 트위터 URL 스크랩

 

 

지난 5월 25일 올해 첫 번째 <어쿠스틱 인문학>이 KT&G 상상마당 6층에서 열렸다. <어쿠스틱 인문학>은 2010년부터 지금까지 다양한 분야의 명사, 작가, 인문학자와 함께 하는 상상마당 아카데미의 인문학 특강이다. '어쿠스틱'이라는 단어의 뜻처럼 날 것 그대로, 모든 '생(生)'을 천천히 연주하는 인문학의 사유로 초대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내가 지금 뭘 하고 있는 건지, 진짜로 좋아하는 건 무엇이고 하고 싶어 하는 건 무엇인지, 반복되는 일상을 살아내기 위해 내게 진정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고자 기획됐다.

 

이번 강연은 최근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미니멀 라이프'를 주제로 강연자들을 초청해 이야기를 나누는 형태로 진행되었다. '성장에 익숙한 삶과 결별하라'를 집필한 이경주 서울신문 기자와 '심플 라이프' 커뮤니티 운영자 탁진현 칼럼니스트, 박태근 알라딘 MD가 강연자로 나섰다. 자유기고가 금정연 작가가 진행을 맡았다.

 

 

 

 


우선 첫 번째 발언자로 이경주 기자가 '성장에 익숙한 삶과 결별하라' 라는 주제로 강연을 시작했다. '성장에 익숙한 삶과 결별하라'는 이경주 기자가 아내 우경임 동아일보 기자와 함께 쓴 책 제목이다. 하루 6시간 취침하는 편이고 직장에 다니고 있으며 아이가 있다며 자신의 생활패턴을 밝히며 평범한 사람으로서 '왜 행복하지 않을까'라는 의문에서 모든 것이 시작되었다고 했다. 행복하려고 돈을 벌었지만 행복하지 않았고, 행복한 삶을 찾아보고자 잠시 모든 것을 뒤로 하고 가족과 함께 미국 연수를 떠났다. 평소의 생활 패턴에서 벗어나 생활해보기로 한 결정이었다. 처음 3개월은 미국 전역의 좋은 곳들을 많이 돌아다녀보기도 했지만, 여행으로도 채워지지 않는 허기를 느꼈다. 부부는 함께 고전을 읽기로 결정하고 고전을 탐독했다. 행복하지 않은 삶이 고전 속에서도 있었던 삶이었다는 발견을 하고 숙고 끝에 6개월 동안 부부가 함께 생각을 정리하고자 책을 집필했다. 하지만 미국 연수가 끝나고 한국에 돌아와서도, 잠이 부족하고 아이를 볼 시간이 없고 맞벌이 부부로 누가 일찍 집에 들어와 아이를 볼 것인가를 두고 다투는 삶이 다시 이어졌다. 보통의 삶에서 어떻게 행복을 찾아야할까 고민한 결과, 내가 삶을 바꾸기 전에는 이러한 행복하지 않은 상황을 바꿀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한다.

 

사회는 저성장 시대에 접어들었고 그 시대를 사는 보통의 사람으로서 어떻게 대처를 해야하나 고민이 깊어졌다. 이경주 기자는 미니멀리즘이 꼭 물건을 버리는 것만이 아니라고 말한다. 다른 사람이 나만 보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과도하게 일을 집에 가져오지 않는다, 집에서 쉬면서 내일 할 일에 대해 생각하지 않는다 등 일상 속 습관부터 불필요한 것들을 비우며 바꿔나가기 시작했다. 

 

이경주 기자는 미니멀리즘이 무조건 아무것도 사지 않는다, 에 가깝다기보다 물건의 본질을 이해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자신이 필요하다고 느끼는 '자동차'가 '이동'을 위한 수단으로서라면, 굳이 차가 아니어도 이동하는 방법을 찾을 수 있다. 하지만 고가의 진공관 스피커로만 들을 수 있는 음악 감상의 경험을 중요히 생각하고 대체할 것을 찾을 수 없다면, 고가의 제품이라도 가치 있게 소비하고, 다른 불필요한 걸 소비하지 않으면 된다고 말한다.

 

그 외에도 자발적 불편이 생각보다 큰 효과가 있을 수 있었다는 경험을 나누었다. 1년간 자동차를 없앴더니, 아이가 점점 집 주변의 길을 기억하고 다닐 수 있게 되고 차를 타고 가 마트에서 한꺼번에 과소비를 하지 않게 되었다. TV 앞 소파를 없앴더니, TV에 집착하기보다 신기하게도 조용히 책을 읽게 된 변화들이 있었다.

 

물론, 어렵고 실패한 경험들도 나누었다. 커피는 끊었지만 가장 끊을 수 없었던 것을 '술'이라고 하면서, 사회 생활을 하면서 술을 끊기는 어려웠다고 말했다. 또한 1일 1식을 시도했지만 유지하기가 어려웠고 현재는 3식으로 유지하되 한 숟가락을 덜 먹는다, 야식을 먹지 않는다 등 지속적으로 여러 가지 현실성 있는 시도를 해보고 심플한 삶을 유지하고자 애쓰는 모습이 보였다.

 

 

△ 우경임, 이경주 지음, <성장에 익숙한 삶과 결별하라>

 

 

 

 

 

 

 

두 번째 강연자로 심플 라이프 커뮤니티를 운영하고 있는 탁진현 칼럼니스트가 나섰다. 탁진현 칼럼니스트는 지난 4년 동안 경험한 심플한 라이프를 사람들과 나누고 싶어 '심플 라이프'라는 커뮤니티를 만들고 운영을 하고 있다. 탁진현 칼럼니스트는 미니멀 라이프가 소유하지 않는 것이라기보다는, 불필요한 것을 소유하지 않는 것에 가깝고, 가치 있는 것을 찾아서 채우는 일까지 포함하는 일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탁진현 칼럼니스트 역시 자신의 인생에서 성실하게 살았지만 왜 행복하지 않은 걸까 의문을 가지면서 시작했다. 이렇게 사는 것이 맞는 걸까 혼란스러운 시기, 우울함을 견딜 수 없어서 집을 정리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탁진현 칼럼니스트는 자신에게는 물건을 비우는 일이 하루 청소하고 '비포/애프터' 사진을 남길 수 있을 정도로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 아니라, 오래 걸리는 일이었다고 토로했다. 물건을 정리할 때마다 언젠가 다시 이 물건이 필요할 것 같고, 내 삶의 일부를 이루고 있다는 생각에 비우기 어려웠다고 토로한다. 그래서 눈에 띄는 것부터 비워내는 방법을 선택했다. '비우기 박스'라고 이름을 정한 박스를 마련해 두고, 옷을 입거나 책을 읽을 때 보이는 것부터 고민되는 것들을 비우기 박스에 담았다. 1개월~6개월이 지난 후 그 안의 물건들을 내가 정말 쓰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되어 비우기 한결 수월했다고 노하우를 밝혔다.  

 

버리기 어려울 때에는 몇 가지 원칙을 떠올렸다고 한다. 첫째, 과거와 미래가 아닌, 현재에 집중한다. 둘째, 최고의 인테리어는 아무 것도 없는 것이다. (집이 좁은 게 아니라 물건이 많은 것이다.) 그 과정을 통해 불필요한 것들이 내 주변에 너무 많았구나 하는 걸 인지할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이러한 깨달음을 물건 뿐만 아니라 생활로 연결하자, '미니멀 라이프'에 가까워질 수 있었다. 가공식품, 패스트푸드 등 반조리식품을 끊기 시작했고, 딱히 과소비를 하지도 않았지만 부족한 월급을 보면서, 불필요한 물건들을 많이 샀다는 걸 인지하기 시작했다. 회사에서의 어려움도 불필요한 정보와 시간까지 하나씩 정리를 해가며, 바쁜 가운데에서도 어느 정도 효율을 높일 수 있었다고 밝혔다. 

 

한 번에 변화하기는 어렵고 예전의 습관으로 돌아가는 슬럼프가 오기도 했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조금씩 내 삶에서 필요와 불필요를 구분하는 힘이 생겼다고 한다. 내 삶에서도 정말 필요한 건 뭘까 고민하고 필요하고 가치있는 것들로 채우며, 현재를 긍정하고 감사하는 것이 미니멀 라이프의 핵심이라고 밝혔다.

 

 

 

 

△ '심플 라이프' 커뮤니티 (http://simplelife.kr )

 

 

 

책의 요정 바갈라딘으로 불리는 박태근MD는 강연 끝자락에 '취향 저격 책 추천' 코너를 통해 재치 넘치는 입담으로, 최근 미니멀 라이프, 심플 라이프를 다룬 책 10여권을 소개했다. 그 중 특히, 추천한 이시카와 리에의 <홀가분한 삶>, 샤를 와그너 <단순한 삶>의 일부를 이 자리에 소개한다.

 

 

 

 

 

 

"단순한 삶을 열망하는 것은 말그대로 가장 고결한 인간의 운명을 완수하고자 열망하는 것이다. 더 나은 정의와 빛을 향한 움직임은 더 단순한 삶을 향한 움직임이었다."

 

"자신이 원하는 존재방식에 가장 큰 관심을 기울일 때, 아주 솔직하게 그저 한 인간이고 싶을 때 가장 단순하다"

 

페이스북 0 트위터 0 조회수 8531 댓글 0 URL 스크랩 목록

관련콘텐츠

0comments

이전글
작은 거인
2016.04.25
다음글
새로운 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