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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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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9회 KT&G 상상마당 한국사진가 지원 프로그램 올해의 최종작가 선정 공고

  • 스코프
  • 시각예술팀
  • 상상지기
  • 홍대
  • 2017.02.07
  • 2350


9 KT&G 상상마당 한국사진가 지원 프로그램

올해의 최종작가 선정 공고

 


 

9 KT&G 상상마당 한국사진가 지원 프로그램 (9th KT&G SKOPF)

올해의 최종작가로 아래의 작가가 선정되었음을 공고합니다.







한경은 < Invisible Vision >

 





[9th KT&G SKOPF 최종 지원작가 선발 심사문]

 

 

불투명한 시대에서 사진의 가능성에 관하여

 

정현(교수/비평)


심사평을 시작하기 전에 예술평론가로 문화, 역사, 시각예술, 젠더 등 세계를 형성하는 수많은 것들을 아울러 자신의 글쓰기로 체현하는 레베카 솔닛의 에세이 멀고도 가까운 중에서 현재 시각예술에 관한 내용을 다소 긴 인용문을 소개하고자 한다.

 

“최상의 시각예술은 다른 수단을 통한 철학이자 말 없는 시다. 시각예술은 우리에게 가장 중대한 질문을 던진다. 그것은 존재의 가장 본질적인 요소에 대한 질문이자, 시간과 공간에 대한 질문, 지각, 가치, 창조, 정체성, 아름다움에 관한 질문이다. 그것은 말 없는 대상을 이야기하고 하고, 예상치 못한 과정을 통해 세상의 구성 요소를 새롭게 변모시키며, 매일매일의 일상을 눈앞에 들이대며 우리에게 깨어나서 한번 보라고 요구한다. 시각예술은 무언가를 만드는 행위에 대해 근본적인 질문을 불러일으킨다. 즉 그것이 무슨 의미인지, 무엇을 위한 것인지, 물질과 역사와 구체적인 형태로 발현된 상상력이 뒤섞일 때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에 대한 질문이다.”

 

현대사진예술을 이끌 작가를 지원하는 KT&G SKOPF(KT&G 상상마당 한국사진가 지원 프로그램, 이하 스코프) 아홉 해를 맞이했다. 아홉 수에 대한 근거 없는 불안은 아마도 십 년이란 시간을 앞두고 나타난 심리적 압박 때문일 것이다. 이유 없는 불안감 대신 아홉 번의 스코프를 치르면서 조금 거창하지만 한국현대사진의 미래 혹은 한국현대사진만의 고유한 특성을 찾아갔는지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 더불어 이른바 예술로서의 (순수)사진에 관한 매체, 지역, 역사, 문화, 현실과의 관계가 무엇인지를 조망해야 할 과제가 있다는 점도 상기해야 할 것이다. 시각예술의 현재는 정의 내리기 어려운 과제가 되었다. 오늘날 동시대 미술의 흐름이란 예측 불가능한 것이 되었고 예술은 점점 더 관습에서 멀어지기를 멈추지 않을 것이다. 관습을 거절한다는 자세는 마치 정의로운 예술의 가치처럼 들리지만 반드시 그런 것만도 아니다. 이른바 관습을 벗어나야 한다는 명제가 또 다른 관습의 프레임이 되어 버렸다는 점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다시 말해 동시대적 흐름을 지각하고 이끌어야 한다는 섣부른 사명감을 갖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에 대하여 조르조 아감벤은시대의 어둠에 시선을 고정할 수 있다는 것뿐 아니라 이 어둠 속에서 우리를 향하지만 우리에게서 무한히 멀어지는 빛을 지각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는 현재를 도달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과거-현재-미래로 이어지는 시간의 척추 자체가 부서진 상태라 진단한다. 그러니까 우리는 현재에 있지만 현재를 지각한다는 건 불가능한 상태라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가 느끼는 동시대적 흐름 혹은 유행은 지금보다 앞서야만 하는 게 전제가 된다.

 

그렇다면 동시대 (순수) 사진은 무엇을 기록하는지를 생각해보자. 이미 순수 사진이란 개념 자체가 어쩌면 문제적일 수 있겠다. 세계 자체가 원본 없는 복제물로 채워진 상태가 된 포스트모던사회에서 사진이 재현한 세계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 것인지는 해석을 넘어서 사진 존재론이기 때문이다. 오늘날 사진가는 시간의 축이 사라진 세계를 배회하면서 그 안과 밖을 이미지로 제시한다. 현대사진의 쟁점은 어쩌면 사진술에 의한 이미지 생성의 과정에 있는 건 아닌지 묻게 된다. 올해 스코프는 예년과 마찬가지로 박희자, 최원준, 한경은 세 명의 작가를 선정했다. 사진의 대상과 촬영 방식, 사진을 대하는 작가의 세계관은 서로 달랐지만, 세 작가 모두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각자의 문제를 좇고 있다는 점으로 본다면 이들은 모종의 공통분모를 가진 셈이다. 이 가운데 박희자, 한경은 두 명의 작가만이 최종 후보로 압축되었다. 최원준은 스코프의 작가 지원 원칙에 충실하지 못한 이유로 심사 대상에서 제외되었음을 알린다. 안타까운 결과지만 예술도 현실의 일부라는 사실이 다시 한 번 자명해진다. 그럼 두 작가를 살펴보도록 하자.

 

우선 박희자는 체코 프라하에서 교환학생으로 머물면서 학교 작업실의 사물들과 기호나 의미가 되지 못한 얼룩과 흔적 들을 사진에 담았다. 원래부터 박희자는 인물을 자주 찍곤 했는데, 여기서 인물은 사물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작가가 주목하는 부분은 누군가가 아니라 어떤 동세, 포즈, 몸짓을 드러내는가에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전 인물들은 원인을 알 수는 없지만 어딘지 모르게 무기력하고 비활동적인 면이 두드러진다. 프라하에서의 사진도 이전 사진에서 느껴지는 동일한 감정선을 유지하지만 의미를 담보하지 않은 채 화구들, 말린 종이들, 화분과 수세미까지 예술이라는 찬란한 빛 뒤에 가려진 존재들의 가치가 더 크게 다가온다. 박희자의 사진은 보이는 것 자체를 제시한다. 그래서 작가의 감정 상태와 집중도가 결과물에 큰 영향을 주는 편으로 보이는데 한국에 돌아와서 촬영한 작업실 사진에서는 사물의 존재감을 나타내는 무기력이 아닌 어디가 무너진 것처럼 기운이 흐트러지고 말았다. 이러한 삐걱거림은 한편 안타깝지만 다른 한편으로 보면 이런저런 부침을 겪고 그것이 자신의 작업 배면에 스며들 수 있기에 그만의 밀도 높은 감성을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결국 올해의 최종 작가는 한경은에게 수여되었다. 한경은은 십여 년 전부터 인간의 심리적·물리적 상처를 주제로 다뤄왔다. 이전 작업들은 여성의 몸에 남은 상흔에서 출발하여 여성 암병동이라는 격리된 장소에서 죽음과 투쟁하는 사람들의 인물사진으로 개인적 고통을 넘어 사회적 타자의 정체성 탐구로 이어졌고, 이후 신체 일부에 상처 분장을 한 연출사진에서는 심리적 외상을 가시화하여 어떻게 불안이 생성되는지를 물었다. 신작 Invisible Vision(2016)은 짐짓 과거의 작업과는 꽤 큰 간격이 생긴 것처럼 보인다. 이 프로젝트는 M K라는 두 사람의 이야기로 한 사람이 겪은 문제를 하나의 상황극으로 전환하여 두 인물의 고민과 갈등, 그리고 치유의 가능성을 상징적이고 표현적 방식으로 촬영했다. 한경은은 세계의 표피가 아닌 비가시적인 것을 포착하려 했고 그것이야말로 상처의 본질이 아니겠는가. 사진 속 두 사람은 야생 상태에서 문명, 관습, 사회적 조건을 버리고 분노를 숨기지 않는다. 인간은 누구나 상처를 갖기 마련이고, 삶은 상처의 반복적인 치유 과정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니까 그에게 사진이란 매체는 상흔을 기록하는 장치이자 상처를 극복하려는 과정의 목격자와 다름없다. 심리치료방식을 차용하기에 작업의 목적이 치유에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한경은의 작업을 치유 과정의 도큐멘테이션으로 제한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반면 내가 주목하는 지점은 바로 사진의 기록성이 어떻게 기록자와 행위자에게 영향을 주고 인식의 변화 또는 자각의 기회를 제시할 수 있는가에 있다. 왜냐하면 한경은은 흔한 다큐멘터리 방식의 사진이 아니라 오히려 연극적 수행성 또는 사회적 연기(social acting)에 가까운 방식으로 사진매체를 다루고 있기 때문이며, 개인적으로는 이 부분에 관한 진지한 연구가 진행되기를 바란다.

 

                                                                                      2017 2

 

                                                          9th KT&G SKOPF 심사위원장 정현

심사위원 강수정, 송수정, 오형근, 이갑철, 이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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